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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심리사회적 발달은 어떤 모습으로 진행되었나? / H

글쓴이 : 관리자 날짜 : 2013-12-12 (목) 05:12 조회 : 1950
에릭슨의 성장발달이론에 입각해 나의 역사를 되돌아보았다. 신뢰감이 형성되는 만1세 때 난 부모의 돌봄 속에 있었나 보다. 세상에 대한 나의 느낌은 수용감이다. 부모가 나를 돌보고 사랑하듯 다른 이들도 나를 받아들일 것이라는 신뢰감이 비교적 안정적이다.
자율성 또는 수치심이 생겨나는 2-3세 때는 부모님이 과잉보호나 통제가 있으신 분들이 아니어서 인지 나는 하고 싶은 일들을 별로 눈치 보거나 혼나지 않고 했었던 거 같다. 이 때부터 나의 자율성에 대한 확보가 이루어진 셈이고 자라면서 누가 시켜서 하는 행동보다는 마음 속 동기가 중요했었다.
주도성 또는 죄책감이 형성되는 4-5세 때는 나의 것에 대한 혹은 내가 해야 할 일에 대한 책임의식을 배우는 시기인데 난 그 점에서 부족한 면이 있었다. 폐병이 생겨 신체적으로 유약했고 친구들과 놀지 못하고 부모님의 보호 속에서 ‘건강하게만 자라다오’가 내가 해야 할 일의 전부였다. 무엇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냥 예쁜 딸로만 있었으면 되었던 시기다. 이 때 놓진 수행능력 발달과 그로 인한 긍정적인 평가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사회로 나가는 첫 관문인 학교 생활에서 주도적으로 학습 현장에 참여하지 못했던 것이 이제야 무척 아쉬움으로 남는다. 죄책감을 갖았다기 보다는 자신감 결여가 더 맞는 거 같다.
근면성 또는 열등감이 형성되는 시기인 6-11세 기간은 나의 암흑기이다. 아펐다는 핑계로 초등 1학년을 거의 다니지 않고 2학년으로 다시 시작한 학교 생활은 그야말로 깜깜하거나 진공의 상태로 먹먹하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의 말소리는 웅얼웅얼 거릴 뿐 내 귀에 들어오지 않았고 공부는 나와는 먼 다른 나라 이야기였다. 학교성적에 무척이나 관대하신 아니 별 상관없으신 부모님 덕에 숙제를 해간다거나 시험도 나에겐 대수로운 일이 아니었다. 부모님이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며 혼내신 적도 없어서인지 학교에 관한 일들에 대해서만 열등감이 생긴 것 같고 집에 가면 다시 소중한 사람으로 여겨졌었다. 따라서 나에겐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필요한 근면의 정신이 거의 없었다. 훈련에 따른 스트럭쳐도 만들 기회가 이 시기부터 없었던 거 같다.
정체성을 형성하는 시기인 12-18세 기간은 암흑기를 벗어나 나만의 독특함을 만들어 가는 시기였다. 친구들과도 어울려 지냈고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고 내가 좋아하는 친구에게는 사랑을 쏟아 부었다. 고등학교 때부터는 학교에서도 존재감이 있었다. 엄마는 치마바람은 없었지만 학교를 매년 두 번씩 찾아와 선생님께 성적이 잘 나오게 해달라는 부탁보다는 그냥 눈을 한 번 더 마주쳐주고 이뻐해 주기를 부탁하셨다. 그래서인지 담임선생님의 관심과 배려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영어나 불어, 세계사 같이 내가 좋아하는 과목이 생겼고 그 과목에서는 눈에 띄게 잘했다. 그러나 현실적인 부대낌은 역시 적어서 관계 속에서 어려움을 헤쳐나간 경험도 없었고 친구로 인한 아쉬움도 없었다. 현실이 아닌 외국영화 속에서 세상을 인간을 그들의 관계들을 배웠고 그 앎을 통해 나의 이미지를 만들어 나갔다. 그래서 나의 정체성은 현실성도 결여되고 한국적이지도 않아 사회문화적으로 스스로 고립의 느낌이 있었다.
친밀감 또는 고립감이 형성되는 시기인 18-24세의 청년기는 남편을 만나 끝도 없는 사랑을 주고 받으며 이성과의 진한 친밀감이 건강히 형성되었고 세상을 여행하며 신나게 놀고 앞으로 되고 싶은 나를 꿈꾸며 살았다. 그러나 무언가를 성취하기 위해선 싫은 것도 어려움도 극복하는 인내심이 있어야 하는데 나는 그것이 매우 부족했고 아빠의 외도로 인한 부모님의 싸움은 나의 정체성에 혼란을 주었다. 남자만 바라보며 힘없이 살아가는 여자가 되는 것을 거부하며 페미니즘의 정신을 갈고 닦으며 여성으로서의 왜곡된 정체성을 갖게 되었다. 하나님을 만나기 전까지……
그 다음은 지금의 시기인 인생의 중반기 24-54세이다. 생산성 또는 침체성을 갖는 시기인데 나는 두 부분이 늘 공존하며 씨름하며 살아온 거 같다. 공부나 사회적 성취를 위해 도전도 못해보고 결혼하여 아이를 낳았고, 아이들을 키워내는 것이 코앞에 떨어진 일생일대의 과제였다고 생각한다. 물러설 수도 도망갈 수도 없는 양육의 힘든 시간들과 남편과의 결혼관계를 지속해야 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태어나서 가장 처절하게 책임감으로 버텨냈고 나의 인생에서 가장 수고한 시간들이다. 그러나 사회적 성취를 이뤄내지 못한 데서 오는 침체로 허덕이며 아이들을 키워냈다. 여성의 역할이 싫어 양육하는데 들였던 나의 에너지와 지식들에 적절한 평가를 못하고 있다 지도자 클래스 동안에 가족 내에서 엄마로서 아내로서 딸로서의 역할을 통합시킬 수 있었고 자긍심도 갖게 되었다. 그 동안의 노력과 수고에도 스스로 박수 쳐주며 나를 신뢰하게 되었고 가정을 넘어서 사회에서도 생산적인 일을 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겨났고 이를 위해서 한 걸음 한 걸음 훈련하고 있다.
지금 이 시점에서 건자세 지도자 클래스를 경험하게 된 것이 하나님의 섭리라 믿는다. 정체성의 통합으로 인한 건강한 에너지와 연습 삼아 스트력쳐 세우기를 하면서 점점 강도 높은 훈련도 도전하며 가정 밖에서의 사회적 활동에 참여하며 내가 해내는 증거들을 수집 중이다. 한글학교 선생님을 시작으로 주일학교 선생님도 도전하며 교회에서의 역할이 수행 중심으로 옮겨감에 따라 어른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동료들의 격려와 공부하는 동안에 알게 된 나의 공감능력이 소중하고 나를 이렇게 키워주신 부모님에게도 또 나를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남편의 의지 앞에서도 감사하고 싶다. 건자세 공부와 성경공부의 통합도 기대하며 앞으로 나에게 주어진 일들에 도전하며 훈련함에 따라 나의 캐릭터가 더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그럼 54세 이후의 노년기에도 절망이나 무력감이 아닌 건강한 자존감과 감사함으로 인생을 되돌아 볼 수 있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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